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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툼레이더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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툼레이더 (Tomb Raider) 후기
새로운 라라 크로프트




<툼레이더>가 새롭게 리부트 되었다. 주인공은 안젤리나 졸리에서 알리시아 비칸데르로 바뀌었고, 감독도 로아 우다우그로 변경되었다. <툼레이더> 시리즈 특유의 모험 액션 요소는 그대로 계승했다. 여기에 다양한 볼거리가 화려하고 박진감 넘치게 등장한다. 출연진으로 알리시아 비칸데르 (라라 크로프트 역), 월튼 고긴스 (마티아스 보겔 역), 도미닉 웨스트 (리차드 크로프트 역),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 (애나 밀러 역), 오언조 (루 렌 역) 등이 등장한다. 아래부터 스포일러 있음.




안젤리나 졸리의 <툼레이더>도 그랬듯이, 이 영화는 주인공의 비중이 굉장히 크다. 그렇기 때문에 주인공의 변화는 영화의 분위기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같은 라라 크로프트지만 두 배우가 주는 느낌은 많이 다르다. 안젤리나 졸리의 라라 크로프트가 영향이 너무 큰 탓인지, 예전의 라라와 비교하며 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안젤리나 졸리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하지만 끝까지 다 보고 나니 알리시아 비칸데르의 라라도 꽤나 멋지고 매력적이었다.




영화 속 라라 크로프트는 엄청난 재산의 상속자이면서도 모험적이고 강인한 성격을 지닌 여성으로 등장한다. 게다가 피자 배달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고, 복싱을 연마하며 체력을 단련한다. 흔히 말하는 '금수저'이지만, 행동은 흔치 않은 캐릭터인 셈이다. 알리시아 비칸데르는 이런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체력 훈련이었다. 실제로 액션 연기를 소화하고, 그에 따른 캐릭터를 보여주기 위해, 강도 높은 트레이닝과 식이요법을 받았다고 한다. 이 노력은 그의 잔근육과 복근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런데 알리시아 비칸데르의 노력에 비하면 영화의 연출은 다소 부족하다. 영화 연출 자체는 원작 게임 <라이즈 오브 툼레이더>를 살리려는 흔적은 많이 보인다. 특히 빠른 물살에서 살아남기, 낡은 비행기에서 탈출하기 등의 장면이 그렇다. 이런 액션 연출은 스릴 넘치고 흥미진진하지만, 스토리 연출은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각본에 게임적 요소를 너무 의식한 탓인지, 개연성이 부족한 부분이 많다. 사실상 영화의 전개를 대부분 '우연'으로 진행한다. 우연히 퍼즐을 풀고, 우연히 동료를 만나고, 우연히 섬에 도착하고, 우연히 우연히 아버지를 만나고, 우연히 활을 구하고, 우연히 악당으로부터 탈출하는 등 대부분이 '우연'에 의존해있다. 다른 말로 하자면 '뜬금없다'라는 것이다.




가장 아쉬운 것은 캐릭터 문제였다. 알리시아 비칸데르의 연기 자체는 좋았지만, 라라 크로프트의 활용도는 턱없이 모자랐다. 예전 라라는 멋진 액션과 명석한 고고학 지식을 바탕으로 빌런과 싸웠다면, 이번 라라는 거의 액션에 치중해있다. 그리고 액션마저도 다소 과한 설정이 많다. 활로 소총을 이긴다거나, 마지막 보겔과의 전투 장면 등이 그렇다. 빌런 단체로 등장하는 '트리니티'도 다소 엉성하다. 게다가 주변 캐릭터는 더 막 나간다. 아버지와의 재회 자체도 다소 매끄럽지 못했지만, 히미코 여왕을 만나러 가는 과정은 더욱 매끄럽지 못하다. 더군다나 동료로 등장하는 루 렌은 왜 등장한지 모를 정도로 매력이 부족하다. 사실상 단역 수준의 캐릭터를 억지로 조연급으로 만든 느낌이다. 동료 캐릭터를 활용할 거라면 좀 더 신경을 썼어야 했다.




여러 아쉬운 점에도 불구하고 알리시아 비칸데르의 매력만큼은 인상 깊다. 이번 영화는 사실 새로운 라라 크로프트의 첫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라라 크로프트가 완전한 전사로 등장한 게 아니다. 이제 막 큰 발돋움을 디딘 성장형 캐릭터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 발전할 구석이 많은 영화라는 것이다. 아직 후속작 제작에 대한 소식은 없지만, 손익분기점만 넘기면 속편 제작의 가능성이 꽤 높을 것으로 보인다. 알리시아 비칸데르의 라라를 더 멋지게 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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