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영화리뷰

영화 설국열차 (Snowpiercer)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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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열차 (Snowpiercer, 2013)

장르: SF, 액션, 드라마

러닝타임: 125분

국내 개봉일: 2013.07.31

감독: 봉준호

출연: 크리스 에반스 (Chris Evans) : 커티스 역, 송강호 : 남궁민수 역, 에드 해리스 (Ed Harris) : 윌포드 역, 존 허트 (John Hurt) : 길리엄 역, 틸다 스윈튼 (Tilda Swinton) : 메이슨 역, 제이미 벨 (Jamie Bell) : 에드가 역, 옥타비아 스펜서 (Octavia Spencer) : 타냐 역, 이완 브렘너 (Ewen Bremmer) : 앤드류 역, 고아성 : 요나 역, 알리슨 필 (Alison Pill)


설국열차 평점 (2013.10.31 기준) : 해외 평점은 추후 업데이트

네이버: 7.99 / 10

다음: 7.0 / 10

iMDb: 7.6 / 10

Rottentomatoes: Not yet

Metacritics: Not yet


네이버 영화 쇼케이스를 챙겨볼만큼 기대한 영화 설국열차. 그걸 챙겨본 덕분에 네이버 영화 예매권에 당첨되었고 이걸로 개봉 첫날 디지털로 관람했다. 당초 8월 1일로 개봉일이 확정돼있었으나, 갑작스럽게 7월 31일로 개봉일이 당겨졌다. 그래서 같은 날 개봉하기로 했던 더 테러 라이브도 같이 개봉일을 변경시켜 정면 맞대결을 신청했다.

우선 간단하게 평하자면 Not bad 정도랄까. Good 이라고 하기엔 내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설국열차는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가지며 이를 영화화한 것이다. 영화화 하면서 설정이 변한 부분이 여러가지 있지만, 큰 스토리 라인은 비슷하다. 온난화를 막기 위해 인류는 CW-7 이라는 냉각제를 발사하고 이 때문에 의도치 않은 빙하기를 맞이하게 된다. 이로 인해 지구상의 모든 생물이 얼어죽어 인류의 종말이 오고, 최후의 생존자들 만이 설국 열차에 탑승하여 전세계를 일주한다. 이것이 설국열차의 큰 스토리 라인. 그리고 그 기차 안에서 벌어지는 생존싸움과 계급간의 갈등. 기차는 하나의 작은 세계인 것이다. SF 장르 영화를 많이 본 사람이라면 이것이 신선한 소재라고 느끼긴 힘들지도 모르겠으나, 그래도 모든 관객층으로 봤을 땐 흥미있는 시나리오임은 틀림없다.



영화는 계급간의 갈등, 특히 계급은 선택되어 있다는 것에 포커스를 맞췄다. 꼬리칸은 이 선택된 운명을 바꾸기 위해 앞칸으로 전진하고, 앞칸은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이를 막는 싸움. 이것이 설국 세계이다.

봉준호 감독은 이러한 계급간 부조리에 대해 메세지를 전달하고자 영화 곳곳에 많은 요소를 넣어놨다. 때문에 딱히 영화에 난해한 부분이 있어 해석이 필요하다거나 숨겨진 뜻이 있다고 말할 건덕지가 없다. 많은 장치에서 감독의 메세지를 찾아볼 수 있고, 찾으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이 영화 흐르는데로만 쫓아가도 피부로 와닿게 된다.



하지만 굳이 설국열차를 보면서 메세지와 어떠한 상징성과 그 의미에 대해 집중할 필요는 없다. 간혹 보면 영화의 재미를 보지말고 철학적 메세지를 보라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영화에 있어서 메세지 전달은 많은 요소 중 하나일 뿐이다. 그리고 영화에서 재미를 관객에게 선사하는 것도 영화의 하나의 요소이다. 둘 중 어느 하나에 치우친다면 잘 만든 영화라고 보긴 힘들지 않은가. 게다가 애초에 타겟 관객을 매니아층으로 정해놨다면 모를까, CJ의 홍보를 등에 업고 400억의 투자를 한 설국열차는 흥행을 목적으로 만든 영화라고 보는게 맞을 것이다. 어찌됐든 설국열차가 그런 재미 요소를 가지고 있냐 라고 하면 솔직히 대답하기 힘들다. 왜냐하면 호불호가 갈릴 영화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주위 사람이나, 평점 분위기를 보면 말이다.



그렇다면 왜 호불호가 갈릴까? 뚜껑을 열어보니 설국열차는 SF 블록버스터가 아니였고, 상징성 부여에 투철한 영화였다. 이것이 바로 호불호를 가리게 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SF 블록버스터를 기대했다면 불만족스러웠겠고, 봉준호 감독 특유의 비판적, 철학적 메세지와 그 속의 블랙코미디를 원했다면 어느정도 만족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어찌됐든 그러나 저러나 많은 관객들이 저마다의 기대가 컸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말할 수 도 있겠고, 역으로 이 사실을 알고 본다면 재밌게 볼 수도 있겠다. 개인적으로 다양한 층의 관객들을 만족시키는 영화이길 원했으나, 그러지 못하여 조금은 아쉽게 됐다. 

아래부터는 스포일러 있음.



앞서 Not bad 영화라고는 말했지만 그보다는 사실 아쉬움이 큰 영화였다. 아쉬운 점을 뽑아보자면.

첫 번째는 캐릭터가 상당히 소모적이라 감정이입이 어려웠다. 네이버 쇼케이스나 스틸컷, 포스터 등을 보면 각 캐릭터들이 각각 어느정도 비중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으나, 전혀 아니었다. 캐릭터의 퇴장이 자연스럽기보다 다소 억지스럽게 느껴졌다. 때문에 각 캐릭터에 대한 매력을 그다지 느낄 수 없었고, 감정이입도 힘들었다. 감독이 메세지를 위해 일부러 한 연출인 것은 이해한다. 그런데 관객들 입장에서는 감독의 의도적인 연출이라고 생각되는 것보다, 영화 스토리 상에서 어쩔 수 없는 진행이라고 느껴지게끔 표현하는 것이 더 좋았으리라 생각한다.

두 번째, 아무리 한국감독의 할리웃 진출작이라지만 한국 배우들이 쓸데 없이 비중이 높게 느껴졌다. 물론 우리나라를 알리고, 우리나라 배우가 나오는건 좋지만 이건 좀 억지스럽다 느껴졌다. 송강호의 연기력이야 그 누구도 태클을 걸지 않겠지만, 캐릭터 설정탓인지 대사 전달력이 별로 좋지 못했고 굳이 한국어를 구사해야 했느냐도 의문이었다. 다양한 인종을 보여주기 위함이라곤 하지만, 차라리 요나처럼 영어와 한국어를 둘다 구사하게 해놨다면 더 좋았을 듯 하다. 일본어 중국어도 들을 수 있긴한데, 단순히 남궁민수가 한국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넣어놓은 듯한 설정이라 느껴졌다. 그리고 다국어 설정때문에 번역기가 등장하지만, 오히려 이 번역기가 대화의 어색함을 더 느끼게 만들었다.

세 번째, 과거회상씬이 차라리 있었더라면. 화면상으로 보여준다면 더 끔찍하거나, 더 생동감있는 연출이 분명 가능했을 터인데, 이걸 전부 대화로 끝내버렸다. 그리고 말한 뒤 번역하는 기능임에도 중후반부터는 거의 동시에 대화하는 것이 자연스러우면서도 좀 어색했다. 자연스럽다는 것은 대화 흐름이고, 어색하다는 것은 번역기가 없어진 듯한 느낌을 말한다. 물론 대화의 몰입을 방해하기 때문에 번역기 소리를 생략한 것은 좋았으나, 차라리 영어를 사용하든지 아니면 장면을 보여주는게 더 나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네 번째, 불필요한 슬로우 모션. 몇몇 칸에서는 기차의 특별한 칸을 보여주기 위해 슬로우 모션 처리를 하는데, 차라리 더 많은 칸을 보여주면서 빠르게 지나가버리는게 나았을 듯하다. 또 액션도 스피디 하게 보여줬으면 더 좋았을 건데 슬로우 모션으로 처리해버렸다. 아마도 이런 부분이 지루함을 만들게 한 요소인 듯하다. 물론 액션을 원했던 사람에 한해서.

다섯 번째, 그 이상한 무적 캐릭터. 칼빵을 두번맞고 목까지 졸라놔도 좀비마냥 부활한다. 앞칸의 폭력성을 대변해주는 캐릭터라곤 하지만 너무 했다 싶었다. 그리고 클럽 좀비라고 해야하나. 크로놀 가져갈 때는 환각상태였는지 그냥 다 가져가도록 해주더만, 뜬금없이 크로놀 찾으러 무기들고 다같이 찾아오셨다.

여섯 번째, 스코어 음악과 OST. 영화와 음악이 약간은 따로노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무엇보다도 기억에 남는 음악이 없다. 보통 영화보고 나서 좋은 OST가 있었다면 검색해보는데, 설국열차에선 기억에 남는게 없었다.

결말은 호불호 문제일 것이니 패스.



쓰고보니 아쉬운 점이 꽤나 많구나. 기대가 큰 만큼 아쉬움도 큰 법이니까.

중후반의 연출에 좀 더 신경 썼더라면 대작 반열에 들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도 설국열차는 곱씹어 생각해보며 보면 괜찮은 작품이다 라고 생각이 들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숨겨진 메세지라 할것도 없고 보면 누구나 다 느끼겠지만, 굳이 몇몇 장면을 해석해본다면.

1. 요나의 능력: 청각이 발달해있다. 대사처리는 안했지만 그냥 보다보면 알 듯하다.

2. 길리엄이 커티스에게 윌포드의 말을 절대 듣지 말라고 한것: 커티스의 반란이 내심 성공하길 원하는 바람이 있었을 것이고, 커티스가 제 2의 윌포드가 되지 않길 원했을 것이다. 실제로 커티스가 윌포드의 말을 듣고 거의 설득 당해버린다. 어느 리더나 그 시스템에 납득이 간다면 그 체제를 유지할 것이니까 말이다. 

3. 꼬리칸 아이들: 초반에 아이들의 치수를 재는 이유가 작으면서도 정확한 사이즈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작은 체구로 마치 엔진의 일부분이 되어 특정 부분을 손보기 위해 존재해왔으나, 마지막에선 설득당한 커티스를 다시 깨워주는 역할이된다. 요나가 마지막에 바닥에 있는 꼬마를 보여주면서 커티스가 각성하는 모습을 통해 알 수 있다.

4. 남궁민수가 봤다면서 말 안한 것: 아마도 북극곰같은 살아있는 생물을 밖에서 보지 않았을까 싶다.

5. 혁명과 꼬리칸의 존재 이유: 윌포드가 생태계 유지를 위해, 특히 한정된 기차 안에서 적당한 인구 조정을 위해 꼬리칸 사람들을 혁명과 진압이라는 수단으로 죽여버린다. 인구수가 문제라면 그냥 다 죽여버리지 뭐하러 그 짓을 반복하나. 아마도 아이들의 존재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앞칸 사람들은 임신에 제한이 있거나 낳지 않으려고 했었을 것이고, 아이들이 있더라도 그들의 아이를 꼬리칸 아이처럼 막 대하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꼬리칸 아이들은 맘대로 데려가서 윌포드의 아이처럼 만들 수 있고 (유치원 장면), 그리고 엔진의 부품으로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6. 기차 파괴: 각성한 커티스는 기차의 체계를 변화시키는 것에 한계를 느꼈고 남궁민수의 생각에 찬성하여 기차를 파괴시키라 한다. 분명 자신이 리더가 되어도 기차의 한정적인 공간과 인구 유지를 위해 누군가는 죽을 것이고 결국에는 리더만 바뀐 꼴이 될 것이 뻔했을 것이다. 그래서 기차 파괴를 통해 체계 변화가 아니라 체계 파괴, 체계에서의 탈출을 시도한다. 이를 통해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7. 북극곰: 생명이 살 수 있는 환경이 됐음을 표현해준다. 그리고 마지막 요나와 꼬마는 아담과 하와같은 새로운 시작으로 보면 될 것이다. 사람이 더 생존했을 수도 있겠지만은 그건 보여주지 않았으니 열린 결말이라 보면 될것이다.


그 외에 열차의 칸이 인류의 진화 방향이다 라든가 등 여러가지 해석이 더 있으나, 글이 너무 길어지니 나머지는 각자 개인의 해석을 가지면 되겠다.



설국 열차 관객수는 8월 4일 기준으로 300만을 돌파했으며, 해외에서는 아직 개봉하지 않았다. 해외 반응이니 뭐니 해도 아직 개봉을 안했으니 지금은 시기상조이다. iMDb에는 현재 약 300명의 유저가 투표하였으며 평점은 7.4를 받고 있다. 설국열차 해외 개봉일은 아래와 같다. 이외에 다양한 국가에서 차례로 개봉될 예정이다.

미국: 2013년, 개봉월일 미정

덴마크:  2013년 8월 29일

러시아: 2013년 10월, 개봉일 미정

프랑스: 2013년 10월 30일

그리스: 2013년 10월 31일

스웨덴: 2014년 2월 14일



한편 설국열차는 열차를 오르기 전 이야기인 프리퀄 웹툰도 연재를 시작했다. 꼬리칸 사람들이 어떻게 탑승했는지 보여주는 스토리가 진행된다. 다음 만화속세상에서 연재되며, '미생', '이끼'로 유명한 윤태호 작가가 맡았다.

만화 보기: http://cartoon.media.daum.net/webtoon/viewer/21851



포스터 및 스틸컷 출처: http://movie.naver.com/movie/bi/mi/photoView.nhn?code=6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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