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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3시간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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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시간 (13 Hours: The Secret Soldiers of Benghazi) 후기

마이클 베이 감독의 정통 액션





한동안 <트랜스포머> 시리즈를 이어가던 마이클 베이 감독이 전쟁 액션 영화로 돌아왔다. <트랜스포머> 시리즈는 시작은 멋졌지만, 갈수록 CG만 떡칠한 영화로 혹평을 받아왔다. 마이클 베이는 본래 이런 SF 영화를 만들던 감독이 아니었다. <아마겟돈>, <아일랜드> 같은 SF 영화로 성공을 이뤘고, 여기에 <나쁜 녀석들>, <더 록>, <진주만> 같은 정통 액션이 주특기였다. 그래서 마이클 베이가 오랜만에 <13시간> 같은 영화를 만들어줘서 반갑다. 다만 여전히 <트랜스포머 5>를 제작 중이긴 하다. 명예보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는 건지‥





<13시간>은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실화 영화다. 보통 실화 바탕 영화가 "실제 사건에 기초한 영화(Films based on true events)" 라는 문구를 쓰는데, <13시간>은 "이 영화는 실화다(This is a true story)" 라는 문구를 썼다. 아무래도 마이클 베이는 이 영화가 실화라는 것을 좀 더 어필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13시간>은 2012년 리비아의 벵가지에서 벌어진 미국인 테러 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마이클 베이 감독은 이 테러 사건을 특유의 액션 연출로 잘 표현했다. 현장감이 느껴지는 듯한 밀리터리 액션이자, 마이클 베이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전쟁 영화다. 아래부터 스포일러 있음.





2012년 9월 11일, 벵가지 내 미국 영사관과 CIA 비밀기지가 리비아의 반미 세력에게 공격당했고,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미국 대사를 포함한 미국인 4명이 사망했다. 마이클 베이는 이 테러 사건에서 크게 활약한 G.R.S.(Global Response Staff) 팀의 이야기를 영웅적으로 그려냈다. GRS 팀은 론, 오즈, 분, 탄토, 잭, 티그 등 퇴역 군인 6명으로 구성된 경호팀이다. 마이클 베이는 이 영화를 '영웅의 이야기'라고 표현했지만, 미국인들의 시선은 '정치적 이야기'라고 보고 있다. 왜냐하면 사건 당시 미국 국무장관이 현재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이었기 때문이다. 당시에 공화당은 힐러리 국무장관이 스티븐스 미국 대사가 죽을 것이 뻔한 상황임에도 구하러 가지 않았다고 비난했고, 오바마 행정부에 대해서도 맹비난했다. 그래서 미국 공화당은 현재 대선을 진행하면서 <13시간>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직접 관람하기도 했다. 하지만 마이클 베이는 자신이 정치적 의도를 담지 않았다고 극구 부인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마이클 베이는 여러 정치적 이슈로 비판받지 않기 위해, 영화 곳곳에 비판을 피할 내용을 조금씩 심어놨다. 예를 들면 영화에서 힐러리나 미국 정부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오히려 다른 나라 정부가 도와주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또 영화 내내 6명의 영웅을 통해서 미국인의 시선으로 이야기했지만, 마지막에 잠깐 리비아의 시선을 보여준다. 마지막 교전 후 리비아 반군 시체 사이에서 울부짖는 히잡 쓴 여인들의 모습이 리비아의 시선이라 할 수 있겠다. 이는 복합적인 중동 문제에 대해 미국인의 시점으로만 쓰이면 위험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장치로는 정치적 문제를 피하기엔 부족했다. 뭐 어쨌든 말이 길었지만, 영화는 영화로 봐야 한다. <13시간>은 '마이클 베이' 액션이 듬뿍 담긴 멋진 영화다. 다시금 <더 록>같은 영화를 찍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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