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영화리뷰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리뷰

반응형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The Shape of Water) 후기
기예르모 델 토로의 몬스터 로맨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다시 괴물 영화로 복귀했다. 제목은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이며, 원제는 물의 모양(Shape of Water)이다. 이번 영화는 미지의 생명체와 한 인간과의 관계를 그린 영화이다. 등장 배우로 샐리 호킨스 (엘라이자 에스포지토 역), 마이클 섀넌 (리차드 스트릭랜드 역), 리차드 젠킨스 (자일스 역), 옥타비아 스펜서 (젤다 역), 마이클 스털버그 (호프스테틀러 박사 역) 등이 출연했다. 아래부터 스포일러 있음.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꾸준히 괴물과 판타지를 사랑해온 감독이다. <미믹>, <블레이드 2>, <헬보이>, <판의 미로 -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퍼시픽 림>, <크림슨 피크> 등 대부분의 영화에 괴물이 등장하거나 어두운 분위기의 판타지를 보여준다. 이번 영화도 그렇다. 인어(머맨)와 비슷한 느낌의 괴생명체가 등장한다. 


 


하지만 분위기는 마냥 판타지스럽지는 않다. 오히려 현실적인 시대적 배경을 보여준다. 1960년대는 미국과 러시아가 서로 우주 개발로 경쟁하던 시절이었다. 영화 <히든 피겨스>와 비슷하게, 이때는 차별이 지독하게 만연하던 시대였다. 영화 <히든 피겨스>에서 흑인, 여성에 대한 차별을 직접적으로 보여준다면, 이 영화에서는 그 차별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주인공 ‘엘라이자’는 말을 못하는 언어 장애인이며, 항공 우주 연구센터에서 청소부로 일하는 사람이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지만, 청소부는 굉장히 천하게 대우받는 직업이었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인 1960년대는 많은 편견과 차별로 가득 찬 시대였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백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장애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상식 밖의 대우를 받던 시대였다. 그래서인지 영화에서는 청소부가 대부분 여자, 흑인 등으로 등장한다. 게다가 주인공 엘라이자는 ‘여성 장애인’이었으니, 제대로 된 대우를 받기 힘들었을 것이다.




영화는 이러한 차별적 요소를 보여주며 지적한다. 그런데 이 모든 차별의 집약체인 캐릭터가 등장한다. 바로 그 괴생명체이다. 인간처럼 생기지도 않았고, 의사소통도 제대로 안 된다. 연구센터는 이 생명체를 그저 실험동물로 생각하며 고문하고 이용한다. 하지만 엘라이자는 달랐다. 엘라이자는 차별과 편견 없이 그에게 다가갔고, 그 괴생명체도 그러했다. 이 덕분에 엘라이자와 괴생명체와의 교감은 생김새와 의사소통과 관계없이 이루어졌다. 




다만 이 둘의 교감이 굉장히 짧게 그려졌다는 점이 아쉽다. 편집 의심이 들 정도로 이 둘의 교감 장면은 거의 없다. 사실상 달걀 건네주는 장면이 전부인데, 둘의 사이는 급속도로 친밀해져 있다. 그리고 일부 장면이 다소 과하게 선정적으로 그려진 점도 아쉽다. 이러한 연출을 의도적으로 한 것이 이해는 되지만, 사람에 따라 독특하다고 느끼거나 불쾌하다고 느낄만한 연출이었다. 하지만 엘라이자를 연기한 샐리 호킨스를 보다 보면, 이런 아쉬움이 점차 사라지게 된다. 영화에선 상상 속의 노래 한 곡을 제외하면 말 한마디 없는 셈이지만, 영화 내내 감미로운 목소리를 들은 느낌이 든다. 




아마도 기예르모 감독이기에 이러한 영화가 탄생했을 것이다. 기괴함과 아름다움을 넘나드는 독특한 연출. 영화 속 모든 것에 기예르모 감독 특유의 독특함이 묻어나 있다. 이러한 독특함을 살리는 데에는 음악이 크게 한몫했다.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OST가 귀를 감싸 안아서 머릿속을 휘젓는다. 특히 오프닝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멜로디가 굉장히 아름답다. 이 음악 덕분에 이 영화 특유의 비주얼이 더 기억에 남게 됐다. 이 영화를 불편하게 본 사람일지라도, 음악만큼은 건졌을 것이다.



▲ [셰이프 오브 워터 OST] Alexandre Desplat - The Shape Of Water




▲ [셰이프 오브 워터 OST] Alexandre Desplat - You'll Never Know ft. Renée Fleming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