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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스 슬로운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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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슬로운 (Miss Sloane) 후기

이 시대에 필요한 로비스트!





<셰익스피어 인 러브>, <언피니시드> 등의 영화를 연출했던 존 매든 감독의 새로운 작품이다. 실제 미국의 배경을 토대로 총기 규제에 관한 로비를 그린 영화이지만, 실화 영화는 아니다. 주연 배우로 제시카 차스테인 (엘리자베스 슬로운 역)이 등장하여 압도적인 연기를 보여주고, 마크 스트롱 (슈미트 역), 구구 바샤-로 (에스미 역), 알리슨 필 (제인 역) 등의 배우가 멋진 조연을 보여준다. 아래부터 스포일러 있음.





낯선 로비스트 소재

<미스 슬로운>은 '로비스트'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로비스트(lobbist)란 로비를 하는 사람을 말하며, 로비란 특정 단체의 이익을 위해 취하는 행위를 말한다. 여기서 행위는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체의 모든 행위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로비가 불투명하고 불법적인 행위로 간주되지만, 미국에서는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청원권)으로 인정받는다. 그렇다고 부정적 인식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뇌물 금지, 로비 활동 공개 등의 법을 제정하여 로비에 여러 제한 요소를 두었다.





빠르고 불친절한 진행

주인공 슬로운은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로비스트다. 영화 초중반은 슬로운이 내뱉은 엄청난 대사 덕분에 영화의 호흡이 빠르다. 소재도 낯선데, 텍스트를 모두 흡수하기에는 너무 많은 대화가 오고 가서 불친절하다고 느껴질 정도이다. 수정 헌법에 대한 내용도 별도의 설명 없이 곧바로 진행된다. 그렇다고 해서 영화를 못 따라갈 정도는 아니다. 중후반부로 들어서면서 영화 전반적으로 완급 조절을 한다. 또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내용을 통해 낯설어도 영화의 흐름을 따라갈 수 있게 만들었다.





미국 수정 헌법

수정헌법 내용은 간단하게 보자면 이렇다. 수정 헌법 제2조는 무기 휴대의 권리를 말하고, 수정 헌법 제5조는 개인의 권리 보호를 말한다. 슬로운은 수정 헌법 제2조의 수정을 위해, 즉 무기 휴대의 권리를 제한하기 위해 싸우는 로비스트이다. 그리고 청문회에서는 수정 헌법 제5조에 의해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거부한다.

영화는 흡사 실제 사건을 다룬 것처럼 현실감 있게 연출했지만, 실제 있었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영화는 현재 미국에서 대두된 총기 규제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예전에도 현재에도 미국에서는 총기 난사 사건이 많이 발생했다. 하지만 미국은 여전히 총기 규제를 하지 않고 있다. 물론 주마다 총기에 대한 제한을 두고 있긴 하지만, 이를 연방법으로 규정하지는 않고 있다. 국제적인 관점으로 보자면(또는 한국의 관점으로 보자면) 쉽사리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지만, 총기에 대한 문제는 미국 정부의 건설 과정과 문화를 고려하여 보아야 한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바로 미국총기협회(NRA)의 존재와 그들의 로비 활동이다. 영화 속에서 슬로운의 적은 바로 NRA라고 할 수 있다. 





화려한 반전

영화에서는 NRA보다는 정치인과 로비스트 회사에 더 부각을 두었지만, 이러한 점이 더 멋진 대결 구도를 만들어냈다. 슬로운은 평범한 사람은 감히 따라갈 수 없는 전략으로 상대방을 압도시킨다. 그리고 이를 통해 엄청난 '빅 픽처'를 그린다. 마지막의 결말에 등장한 반전은 생각지도 못한 그림이었다. 초중반에는 흐름 따라가느라 정신없었고, 후반부에는 무너지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워하던 중이었는데, 슬로운은 이를 멋지게 해결해냈다.





비록 슬로운이 피도 눈물도 없이 '에스미'를 이용했지만, 이는 결국 '피해자들'의 피와 눈물을 없애기 위한 과정이었다. 차가운 성격 내면에 숨겨진 따뜻한 마음, 그리고 뛰어난 두뇌, 그야말로 너무 멋진 캐릭터였다. 그리고 이는 전적으로 제시카 차스테인의 연기 덕분이었다. 이런 가상의 인물이 실제로 존재해서 부패한 정치권을 엎어준다면 얼마나 멋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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