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공연

윤하 콘서트 : 비밀의 화원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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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 소극장 콘서트 "비밀의 화원"

2014.06.06 서울 올림픽공원 K-아트홀




내 생에 두 번째 윤하 콘서트이자, 첫 번째 소극장 콘서트인 "비밀의 화원"은 현충일 6월 6일 오후 7시 30분부터 약 3시간 반 가량 진행된 아름다운 공연이었다. 사실 이쯤이면 시험과 프로젝트 일정이 가득차리라 예상해서 직접 예매를 하진 않았었다. 하지만 소극장 콘서트를 2장 예매해뒀던 친구가 본인이 못가게 되서 한 장을 양도해주었고 이렇게 운좋게 가게 되었다. 물론 실제로 시험과 프로젝트 일정이 가득차있긴 하다. 다만 멘탈이 박살나고 있는 중이라, 친구의 양도를 감사히 받고 멘탈 케어하러 가기로 마음 먹었다. 다시 한번 기회를 준 친구에게 감사 메세지를. 흑마 땡큐





장소는 올림픽공원 K 아트홀. 공연장 앞에는 많은 인원이 저마다 인증샷을 찍고 있었다. 나는 혼자왔으므로 찍기 귀찮아서, 남들이 찍는 장면을 담고 패스. 입구에서는 여러 굿즈들을 팔고 있었는데 현금이 없어서 역시 패스.


소극장 콘서트는 여러 날에 걸쳐서 진행되었다. 셋리스트는 공연마다 큰 차이는 없었고, 게스트만 변했다. 셋리스트가 거의 변화가 없어서 먼저 다녀온 친구의 셋리스트로 곡을 미리 감상하고 갈 수 있었다. 아래는 6월 6일 "비밀의 화원"의 셋리스트이다. 순서는 잘 기억이 안나서 정렬 안 되어있다.


고백하기 좋은 날 (1집: 고백하기 좋은 날)

Hello Beautiful Day (1집: 고백하기 좋은 날)

LaLaLA (3집: Part.B Growing Season)

빗소리 (2집: SOMEDAY)

추억은 아름다운 기억 (1.5집: 혜성)

내일도 맑은 하늘처럼 (1.5집: 혜성)

한 우산 아래 (1.5집: 혜성)

People (4집: Supersonic)

기다려줘 (4집: Supersonic)

Rainbow (2집: SOMEDAY)

우리가 헤어진 진짜 이유 (Just Listen)

Run Acoustic Ver. (Subsnoic, CD Only로 수록)

비밀번호 486 (1집: 고백하기 좋은 날)

Home (Subsonic)

Hope (4집: Supersonic)

화해 (피아노 연주 곡)

Someday (피아노 커버 곡, 원곡 아티스트: Nina)

Do you want to build a snowman (피아노 커버 곡, 겨울왕국 OST)




공연장은 위 사진 처럼 신비로운 정원 컨셉이었다. 꽃들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었는데, 이 꽃들은 페트병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연출팀이 꽤나 신경 쓴 모양이다. 무대 연출도 좋았지만, 공연 진행 역시 소극장 컨셉을 정말로 잘 살렸다. 좁은 공간에서 팬과 소통해보겠다는 윤하의 말처럼 팬미팅 분위기처럼 진행되었고, 여기에 'MBC 윤하의 별이 빛나는 밤에'에서 보여준 라디오 DJ의 능력이 빛을 발했다. 





세션은 기타, 피아노, 드럼, 첼로, 코러스로 구성되어 있었고, 악기 간의 적절한 밸런스로 아름다운 선율을 들려주었다. 오프닝은 고백하기 좋은 날로 스타트. 그리고 연달아 헬로우 뷰티풀데이라라라가 진행되었고, 그렇게 쭉 빗소리 등 계속 진행되었다. 곡에 따라 피아노를 강조하거나 첼로를 강조하는 등 차이점을 두었고 이는 효과적이었다. 나는 그중 첼로 선율이 가장 좋았다. 가끔은 다른 악기에 묻혀 잘 안들리곤 했지만 뒤쪽에서 은은하게 깔려오는 현소리는 정말 아름다웠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그 악기 소리들을 완벽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바로 윤하의 목소리였다. 




윤하의 매력은 여기저기서 넘쳐 흐르지만 그 중 가장 최고는 역시 아름다운 목소리일 것이다. 한 때 블리치 애니메이션을 챙겨보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때 엔딩 곡인 혜성(ほうき星; 호우키보시) 덕분에 윤하 목소리의 매력을 알게 되었다. 그 이후로 KBS 인지 EBS인지는 기억은 잘 안나지만, 어떤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제 2의 보아라고 TV에서 소개되면서부터 윤하의 국내 인지도가 오르기 시작했을 것이다. 그 이후로 국내에 여성 솔로로 데뷔하여 비밀번호 486등 여러 곡을 히트치긴 했는데, 그 매력과 실력에 비해 조금은 덜 떠서 아쉬웠다. 어찌됐든 데뷔 10년째를 맞이한 윤하는 지금도 발전하고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이 여전히 놀랍다.





공연은 총 3부로 진행되었는데, 도중에 게스트 초대 시간으로 세 번을 가졌고, '윤하를 알고 싶다'라는 토크쇼 코너와, 앵콜까지 진행되었다. 게스트 초대는 자신의 친구를 초빙한다는 컨셉이었는데,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어 꽤나 좋았다. 토크쇼 코너에서는 오해를 풀거나 여러가지 사실을 알리겠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는데, 기억 남는건 윤종신의 '이게 뭐예요'사건이었다. 내용은 이렇다. 윤종신에게 곡을 받기로 한 윤하는 한 달가량 지나 곡을 받게 되는데, 이때 윤종신은 음성 메세지로 새벽 2시에 보낸다. 성격이 급하다고 말한 윤하는 이때 음성 메세지를 듣기도 전에 "이게 뭐예요?"라는 답장을 보냈고, 윤종신은 내 곡을 들은 후 "이게 뭐냐"라는 반응으로 착각했다고 한다. 그 외에도 벨트가 내려간 사건, 폴 메카트니 예매 등 여러 입담을 재밌게 펼쳤다.



첫 게스트에는 밴드마스터이자 기타리스트인 '정재원 (A.K.A. 적재)'이었다. 최근에 'View'라는 곡으로 데뷔를 알렸다고 하는데, 이 곡의 기타소리가 정말 좋았다. 두번째 곡으로는 'The Door'를 들려주었고, 기타치는 모습이 매력적이었다. 또 다른 매력을 뽑자면 곡을 뽑기 전에 시간 떼우기용으로 한 헛소리가 아닌가 싶다. 





두 번째 게스트에는 윤하와 같은 소속사 '위얼라이브'에 들어간 '송희'이었다. 지난 슈퍼스타K 5의 TOP3에 들기도 했는데, 난 슈스케를 챙겨보질 않아서 잘 모르는 가수였다. 총 두 곡을 불렀는데, 그 중 압권은 두 번째로 부른 셀린 디온의 All By Myself 였다. 고음을 어떻게 그렇게 소름끼치게 소화했는지 올라갈 때마다 소름이 쫙 돋았다. 목소리도 청아하고 좋았고, 또 얼마 안되는 여성 솔로 가수이기도 하니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영상은 없는 관계로 셀린 디온 뮤직 비디오를 첨부.





세 번째 게스트에는 윤하의 주치의이자 말벗인 '김현철' 씨가 초대되었다. 꿈 분석 정신과 의사라고 하는데, 재치있는 입담으로 여러 꿈을 해석해주었다. 여기서 손님으로 공연 관람객이 두 분 초대되었고, 그 이후에 아주 특별한 손님이 초대되었다. 그 손님은 무려 수지, 백아연, 선미 였다. 뜻 밖에 대단한 게스트를 눈 앞에서 보게 되어 정말 좋았는데, 아쉽게도 노래나 춤은 보여주지 않았다. 세 명이 각 꿈 이야기를 들려주고 분석을 받는 것이었는데, 웃기게도 세 명 모두 악몽이었다. 수지는 칼에 맞고, 백아연은 꽃게에 쫓기고, 선미는 따발총에 맞는다 라는 내용으로 기억하는데, 해석이 JYP의 악덕 사장 컨셉으로 이어져 재밌게 됐었다. 거의 정면에 있어서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사진 촬영 금지 규칙을 지키기 위해 참았다. 아 그리고 사진 이야기 하니 생각나는데, 윤하가 1부에서 입고 온 하얀색 드레스는 사진으로 남기고 싶었는데, 못 남겨서 정말 아쉽다.





이제 다시 윤하 노래 이야기로 넘어가보자. 공연 내내 심취해 듣기만 하느라 따로 메모해둔게 없어서 느낌만 남은게 좀 아쉬운 부분이지만, 그래도 기억나는 곡들이 있다. 우선 싱가포르 싱어송 라이터라고 소개했던 Nina의 Someday라는 곡이었다. 윤하가 이를 피아노 커버 곡으로 불렀다. 피아노를 직접 치면서 부른 이 곡에서 윤하는 원곡 만큼이나 아름다운 목소리를 들려주었다. 노래 내용처럼 커플 브레이크 컨셉을 꺼내기도 했었는데, 이 컨셉은 우리가 헤어진 진짜 이유까지 이어졌다.





그 다음 커버곡으로는 겨울왕국 OST로 유명한 'Do you want to build a snowman'이다. 빙의하여 노래를 부른다는 컨셉으로 어린 안나의 목소리와 괘종시계 소리까지 그대로 재연했다. 그리고 역시 목소리와 피아노 또한 완벽했다.
이전에 겨울왕국 붐이 일어날 때 쯤, 정말 많은 가수들이 Let it Go 를 커버 곡으로 불렀었다. 이 때 윤하도 렛잇고를 불러주길 바랐었지만, 결국 부르지 않았었다. 그러다가 얼마전에 윤하는 라디오스타에 출연하여 이 스노우맨 노래를 불렀다. 그리고 이 노래를 다시 이번 콘서트에서 불러주었는데, 이때 이 곡을 선정한 이유는 렛잇고를 또 하면 식상하니까 라는 이유를 말해주었다. 확실히 이전 렛잇고 커버곡들이 너무 넘쳐서 아무나 인기에 편승하려는 모양새가 보이긴 했다. 어찌됐든 아쉬움이 남기도 하지만 안 부른게 나았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또 기억에 남는 곡은 4집 곡인 "People"이다. 멜로디가 정말 좋아서 굉장히 좋아하는 곡인데, 공연에서는 곡 전체를 컨트리 풍으로 편곡하여 들려주었다. 요새는 피플의 가사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어서 슬프기도 하다.





정식으로 부른 곡 말고 짤막하게 한 소절 씩 부른 곡도 있었다. 토크쇼 하면서 나온 질문인 "다른 사람에게 받은 곡 중 듣자마자 콜한 곡"의 답인 곡이었다. 그 곡은 바로 에픽하이의 '우산'이었다. 항상 들어도 좋은 이 곡은, 윤하가 메인이고 에픽하이가 피처링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어찌 됐든 짧았지만 한 소절이라도 들을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그리고 친구 녀석이 못 들었다고 이를 가는 '아픈 슬픔'. 이곡은 디씨인사이드 윤하 갤러리에 대한 언급과 함께 한 소절을 불러주었다. 다음 공연에서는 제대로 불러준다고 한다. 아마도 다음 공연은 연말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윤하하면 떠오르는 곡인, 히트곡 "비밀번호 486". 이 곡을 빼면 섭섭할 것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이 노래를 관객과 함께하였다. 1절 2절을 한 소절씩 관객들이 번갈아가면서 부르는 것이었는데, 잘 부른 TOP 3에게는 상품이 주어졌다. 여기서 1등에게는 고가의 헤드폰과 미공개 CD가 상품으로 주어졌는데, 1등은 직업군인 하사가 당첨되었다. 다른건 모르겠고 군인 컨셉 제대로 잡아서 임해서 인상이 깊었다. 상품 탄 이후로 내내 뒤 쪽에서 소리를 지르더라. 윤하가 뮤트를 원할 정도로 소리를 질렀으니 원. 이전 공연에 갔었던 친구 녀석은 486에서 익룡을 봤었다고 한다.





그외에도 런 어쿠스틱 버전, 레인보우 등 많은 좋은 곡이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곡으로는 Home이 이어졌다. Home을 부르기 전에 윤하의 고백이 있었다. 자신이 10주년 째를 맞이한 이 자리에 오기까지 지낸 삶과 힘든 과정을 말하였는데, 결국 마지막엔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그리고 말을 마치고 이어서 부른 Home에서 '매일 치열하게 살아 올라서려 했던 곳 그곳엔 내가 없었지' 가사를 읊을 때 너무나 감정이입이 되서 나도 울컥했다. 가사가 너무나 공감되고, 멜로디와 목소리가 너무나 아름다운 곡이다.





3부를 모두 마친 후, 앵콜에서는 2개의 곡을 했다. 첫 곡은 피아노 곡으로 ''라는 타이틀이다. 사장님과 싸우고나서 지은 곡이라고 한다. 발매된거 같지 않아서 공연에서나 들을 수 있는 곡인듯 하다. 그리고 마지막은 4집의 Hope이었다. 직접 기타를 잡고 연주한 곡이었는데, 역시 기타소리와 목소리가 일품이었다. 4집 슈퍼소닉은 윤하 앨범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앨범이라 이번 공연에서 조금밖에 안 불러서 아쉬웠었는데, 3부의 마지막으로 호프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진짜 마지막, 앵콜에 이은 앵콜로 그냥 가기 아쉽다고 '기다리다'를 불러 준 윤하. 이번 공연의 공식적인 진행이 아니라서 카메라에 담았다. 




유투브 업로드도 추가. 유투브에는 강제로 영상을 확대 편집해서 화질 저하가 좀 있다. 안그래도 반대편 자리에서 찍었고, 어두운 환경이라 ISO 값도 높아 노이즈가 좀 있는 편이다.

굉장한 스크롤 압박 글이 써졌는데, 여튼 힐링이 많이 된 공연이었다. 글의 마무으리는 윤하 움짤이다. 인사하고 나갈 때 찍은 영상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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