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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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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Captain America: Civil War) 후기

마블 히어로의 완성과 미래





많은 이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가 드디어 개봉했다.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로는 3편이며, 2편인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에 이은 작품이다. 시빌 워에는 마블 히어로가 대거 출동하고, 마블 영화들의 세계관이 공유된다. 때문에 시빌 워를 보기 앞서 이전에 개봉한 작품들을 챙겨보는 것이 좋다. 특히 챙겨봐야 할 영화는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 어벤져스 시리즈, 아이언맨 시리즈이다. 추가로 앤트맨과 스파이더맨 시리즈까지 챙겨보고 시빌 워를 보면 더 좋다.





이번 작품은 마블 히어로가 더 많이 출연하는 만큼 캐스팅이 정말 화려하다. 크리스 에반스 (스티브 로저스/캡틴 아메리카),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토니스타크/아이언맨), 스칼렛 요한슨 (나타샤 로마노프/블랙 위도우), 세바스찬 스탠 (버키 반즈/ 윈터 솔져), 안소니 마키 (샘 윌슨/팔콘), 돈 치들 (제임스 로즈/워 머신), 제레미 레너 (클린트 바튼/호크 아이), 엘리자베스 올슨 (완다 막시모프/스칼렛 위치), 채드윅 보스만 (티 찰라/블랙 팬서), 톰 홀랜드 (피터 파커/스파이더맨), 폴 러드 (스콧 랭/앤트맨), 폴 베타니 (비전), 에밀리 반캠프 (샤론 카터/에이전트 13), 다니엘 브륄 (제모 남작) 등 엄청나다.

이렇게 많은 인물이 등장하지만, 놀랍게도 연출이나 시나리오는 더욱 완성도가 높다. 이전 작품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도 많은 캐릭터가 등장하지만, 이 덕분에 시나리오가 산으로 갔었다. 하지만 시빌 워는 많은 캐릭터 조각을 하나의 퍼즐로 아름답게 완성했다. 거기에 화려한 CG와 배우들의 열연이 거들어주니 그야말로 마블 영화의 마스터 피스라 부를 만 하다. 아래부터 스포일러 있음.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는 단어 뜻 그대로 내전(Civil War)을 그렸다. 마블 히어로들의 내전을 말이다. 예전에는 공동의 적을 두고 힘을 합쳐 싸웠지만, 이번엔 어벤져스 팀 내부에 분열이 일어난다. 분열의 축은 스티브 로저스 '캡틴 아메리카'와 토니 스타크 '아이언맨'이다. 이 둘을 축으로 진영이 나뉘어진다. '팀 캡틴'에는 윈터 솔져, 팔콘, 스칼렛 위치, 호크 아이, 앤트맨이 합류하고, '팀 아이언맨'에는 블랙 위도우, 블랙 팬서, 비전, 워 머신, 스파이더맨이 합류한다. 이 두 팀의 싸움은 '소코비아 협정'이라는 정치적인 이슈로 시작된다. 그리고 그 이슈의 핵심은 '힘의 통제'였다.





어벤져스가 공공의 적과 싸우며 그들만의 리그를 벌이는 동안 항상 피해보던 이들이 있었다. 바로 싸움의 주변에 있던 민간인이었다. 로키와 어벤져스 팀이 싸우는 동안 쑥대밭이 된 뉴욕(어벤져스), 울트론과 어벤져스 팀이 싸우는 동안 초토화된 소코비아(어벤져스2)가 그 예이다. 어벤져스 팀이 있었기에 막강한 적을 물리칠 수 있었지만, 그 반대로 어벤져스가 있었기에 막강한 적이 생겨났고, 이로 인해 힘없는 약한 사람들이 피해를 입은 것이다. 그래서 이 어벤져스의 슈퍼 파워를 통제하기 위해 UN이 '소코비아 협정'을 발의한 것이다. 





그리고 어벤져스 팀은 이 협정을 두고 신념의 차이로 인해 팀이 나눠진다. 힘의 통제가 필요하다고 믿는 아이언맨, 반면에 통제되어서는 안된다는 캡틴 아메리카, 이들의 선택에 정답은 없다. 문제는 이 정답 없는 선택이 단순한 신념의 차이로 끝나지 않았다. 바로 갈등의 본질적인 핵심인 '윈터 솔져'의 존재 때문이었다. 윈터 솔져의 존재는 '정치적 이슈'에 대한 신념의 차이를 '사적인 이슈'에 대한 성격의 차이(또는 아픔의 차이)로 바꿔버린다. 그리고 이 차이는 둘의 갈등을 더 첨예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한마디로 갈등의 원인이 윈터 솔져인 셈이다. 본래 윈터 솔져는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의 결말처럼 자신의 존재를 숨기고 정체성과 기억을 찾아가며 조심히 살아왔었다. 그런데 윈터 솔져를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사람이 있었다. 소코비아 사건의 피해자인 '제모 남작'이었다. 제모 남작은 자신의 복수를 새로운 방법으로 이뤄내고자 한다. 그 방법은 바로 내분이었다. 악당을 만들어내면 어벤져스가 힘을 합쳐 악당을 물리치면 끝이었지만, 이 팀에 내분을 만들어내면 서로 싸우게 될 것을 알았던 것이었다. 제모 남작은 아이언맨이 윈터 솔져에게 분노할 만한 일을 알려준다. 바로 윈터 솔져가 아이언맨의 부모님이 윈터 솔져에 의해 살해당한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아이언맨은 윈터 솔져를 가만히 내버려 둘 수 없었다. 반면에 캡틴 아메리카는 윈터 솔져, 즉 버키 반즈가 누군지 알았기에 그를 감싸준다. 그리고 이것으로 인해 팀이 완전히 갈라서게 돼버린다. 지켜보는 관객의 입장에서는 이 둘 사이에서 개인적으로 누구를 편들 수 있겠지만, 둘 다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이 왜 싸울 수밖에 없었고, 왜 답이 없는 문제였는지를 말이다.




윈터 솔져 또한 피해자였다. 이 둘의 싸움에 자신의 발언권이나 선택은 없었고, 과거에 저지른 잘못도 자의적인 일이 아니었다. 그저 악당에게 조종당한 불쌍한 군인이었을 뿐이었다. 또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에서는 기억을 조종당해서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인 캡틴 아메리카, 즉 스티브 로저스와 죽을 각오로 싸우기도 했었던 불쌍한 피해자였다. 그리고 자신이 조종당해 저지른 잘못까지 기억하기 때문에, 항상 죄책감에 휩싸여 지내는 외로운 피해자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어두운 과거를 가진 윈터 솔져마저 이해할 수밖에 없다.





그런 윈터 솔져를 관객처럼 이해한 또 다른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블랙 팬서다. 오해로 인해 윈터 솔져에 대한 복수심을 키우지만, 사실을 알게 되고 나서 윈터 솔져 역시 자신과 같은 피해자임을 알게 된다. 이 캐릭터의 등장은 이번 시빌 워가 처음이다. 이 캐릭터에 대한 솔로 영화는 2018년 7월 경에 <블랙 팬서>라는 타이틀로 개봉할 예정이다. 라이언 쿠글러 감독이 연출하고, 시빌 워 배역 그대로 '채드윅 보스만'이 블랙 팬서를 연기한다.





참으로 아픈 과거로 인해 벌어진 슬픈 싸움이었지만, 이런 무거운 분위기에 전혀 안 맞는 캐릭터들도 있었다. 바로 스파이더맨과 앤트맨이다. 정말 무거운 분위기의 <시빌 워>였지만, 기존 마블 영화에서 보여준 개그 요소와 가벼운 재미를 빼놓지 않았다. <앤트맨>에서 보여줬던 앤트맨의 코믹한 성격을 그대로 자아냈고, 특히 공항에서 앤트맨이 거인으로 커져서 싸우는 전투 씬이 압권이다. 그리고 이 앤트맨을 상대로 장난스럽게 싸우는 스파이더맨 또한 깨알 같은 재미 요소다. 사실 스파이더맨이 이번 마블 영화에 스파이더맨이 등장한 것은 처음이다.

본래 하나의 마블 캐릭터지만, 스파이더맨 판권이 소니 픽쳐스 엔터테인먼트에 팔리면서 대부분의 마블 판권을 소유한 월트 디즈니 컴퍼니의 마블 영화에는 등장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이전에는 독자적인 스파이더맨 시리즈만 이어갔지만, 이제는 소니와 디즈니가 협업을 하게 됐다. 이 협업은 이 두 회사뿐만 아니라 영화 팬들을 위해서도 훌륭한 선택이 되었다. 새로운 스파이더맨은 토비 맥과이어, 앤드류 가필드에 이어 '톰 홀랜드'라는 96년생의 젊은 배우가 맡게 되었다. 말 많고 장난기 넘치는 틴에이지 히어로의 전형을 잘 보여줄 것이라 생각한다. 스파이더맨은 시빌 워의 두 번째 쿠키영상에서 예고했듯이, <스파이더맨: 홈커밍>으로 2017년에 복귀한다. 스파이디 역시 시빌 워와 동일하게 '톰 홀랜드'가 맡을 것이고, 존 왓츠 감독이 연출한다.





시빌 워는 국내에서 개봉 12일 만에 700만 관객을 돌파했고, 천만 관객 수는 거뜬히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해외에서도 대박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런 흥행은 당연하게도 <시빌워>가 히어로 영화로 보여줄 수있는 재미와 작품성을 모두 잡았기 때문이다. '힘의 올바른 사용'이라는 주제보다는 '사적인 감정 해소'로 주제를 심화시킨 것이 조금 아쉬운 부분이지만, 마블 영화에서도 이제 히어로의 한계를 벗어나는 모습이 제법 훌륭하다. 

시빌 워의 자극은 '히어로 영화의 한계'라는 역치를 벗어나기에 충분했고, 이러한 자극은 앞으로 개봉할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를 만들기 위한 훌륭한 에너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2개의 파트로 나뉘며, 2018년과 2019년에 각각 개봉할 예정이다. 그리고 인피니티 워에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악당인 '타노스'가 최종 보스로 등장한다. 때문에 기존 어젠져스의 세계관과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세계관이 합쳐진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또한 후속작으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볼륨2>로 2017년에 개봉할 예정이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Marvel Cinematic Universe) 3단계(Phase 3)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게 MCU 페이즈3의 시작이라니! 정말로 이보다 완벽한 스타트는 나오기 힘들 것이다. 앞으로 개봉할 영화들이 기대될 뿐이다. MCU 페이즈는 다음과 같다.


[MCU Phase 1] 아이언맨(2008) → 인크레더블 헐크(2008) → 아이언맨 2(2010) → 토르: 천둥의 신(2011) → 퍼스트 어벤져(2011) → 어벤져스(2012)


[MCU Phase 2] 아이언맨 3(2013) → 토르: 다크 월드(2013) →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2014) →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014) →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 → 앤트맨(2015)


[MCU Phase 3]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2016) → 닥터 스트레인지(2016) →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볼륨2(2017) → 스파이더맨: 홈커밍(2017) → 토르: 라그나로크(2017) → 블랙 팬서(2018) →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파트1(2018) → 앤트맨 앤 와스프(2018) → 캡틴 마블(2019) →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파트2(2019) → 인휴먼스(미정)


[MCU Phase 4] 제목 미상의 마블 작품 3개가 2020년에 개봉 예정 중, 마블 스튜디오는 2028년까지 작품이 계획되어 있다고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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