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영화리뷰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 리뷰

반응형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 (A Quiet Place) 후기
말할 수 없는 공포




에밀리 블런트가 다시 스크린으로 왔다. 제목은 '조용한 장소'라는 뜻을 가진 <콰이어트 플레이스>이며, 존 크래신스키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이 영화는 포스터에 쓰여있는 '소리 내면 죽는다' 정도만 알고 보는 것이 좋다. 이 문구가 영화의 핵심적인 키워드이며, 그 이상의 정보는 모르고 보는 편이 더 재밌을 것이다. 등장인물로 에밀리 블런트 (에블린 애보트 역), 존 크래신스키 (리 애보트 역), 노아 주프  (마커스 애보트 역), 밀리센트 시몬스 (레건 애보트 역) 등이 등장한다. 아래부터 스포일러 있음.




이 영화는 공포 서스펜스가 주 장르다. "소리 내면 죽는다"라는 말을 보면, 처음에는 영화 <맨 인 더 다크> 같은 느낌을 떠올릴지도 모른다. 보통 이런 멘트는 살인마가 나오는 공포 장르 영화에서 주로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다르다. 살인마가 아닌, 괴생명체가 등장한다. 이 괴생명체에 관해 영화에서 나오는 거라곤 "소리 내면 죽는다" 뿐이다. 어디서 나왔는지, 얼마나 있는지 모든 것이 베일에 싸여있다. 그래서 공포감은 더 극대화된다. 




영화는 '소리'에 관해 보여주는 것이 많다. 이 괴물들이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소리에 굉장히 민감하기 때문에, 대화도 해선 안 되고, 모든 행동도 소리 내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그래서 영화 초중반에는 대사도 거의 없고, 배경음도 거의 없다. 하지만 영화가 전혀 심심하지 않다. 관객들도 영화 속 주인공들처럼 숨 죽은 듯이 보게 만들 만큼, 스릴 있기 때문이다.




에밀리 블런트는 강인한 어머니로 등장한다. 개인적으로 이런 지옥 같은 세상에서 아이를 낳는 게 이해가 안 되긴 했다. 아이에게 좋은 미래를 보여줄 수 없을뿐더러, 현재의 가족들에게도 짐이 될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자면, 아이를 낳을 만큼 가족과의 믿음이 대단했고 능력도 좋았다고 볼 수 있다. 영화에서 애보트 부부의 애틋한 사랑이 눈에 띄는데, 사실 이 둘이 실제 부부 사이다. 어찌 보면 감독과 배우가 합작을 이뤄 로맨스 드라마를 찍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래서 영화에서 서스펜스적인 요소 외에도 드라마적인 요소가 강하다. 이 부부 어린 자녀를 키우는 만큼 그들 스스로 공감과 이해를 하며 영화 촬영에 임했을 것이다.




그리고 한편으로 에블린이 임신부로 나오는 덕분에 서스펜스적인 요소가 더 강해진다. 출산의 고통을 이겨내야 하고, 아이의 울음소리까지 제어해야 하는 극한의 상황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제일 인상 깊고 제일 고통이 느껴졌던 장면은 에블린이 못을 밟는 장면이었다. 일반적인 액션 영화에서 칼이나 총 맞는 장면보다 훨씬 더 고통이 더 와닿았다. 다시 생각해도 소름 끼치게 아픈 장면이다.




애보트 부부의 딸로 등장하는 '레건'은 청각 장애인이다. 영화에서는 이를 표현하기 위해 화이트 노이즈 같은 효과음으로 알려준다. 부부와 아들이 나올 때는 일반적인 환경 소리가 들리고, 레건이 나올 때는 먹먹해지는 소리가 나온다. 괴물들이 판치는 세계관 속에서 소리를 못 듣는 것은 굉장한 약점이었지만, 레건은 소리를 못 듣는 만큼 총명하고 조심성이 좋았다. 하지만 동생에게 장난감을 쥐여줬다가 그것으로 인해 동생이 죽어버린다. 그래서 죄책감에 살아가며 아버지와의 관계에 문제가 생긴다.




하지만 결말 부분에서 레건은 아버지의 사랑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그리고 아버지의 유산으로 남은 지식들을 통해 괴물을 이길 수 있는 방법까지 알아낸다. 마지막 엔딩에서 에블린이 샷건 장전을 하며 끝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아버지의 죽음은 아쉽지만, 강렬한 스릴감과 따뜻한 가족애를 두루 섭렵한 멋진 영화였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