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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신과함께-죄와 벌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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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함께 - 죄와벌 (Along With the Gods: The Two Worlds) 후기

슬프고도 화려한 저승 판타지





영화 제작 소식이 들릴 때부터 화제를 모았던 <신과함께- 죄와 벌>이 드디어 개봉했다. 주호민 작가의 웹툰 <신과 함께>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다. 저승 세계를 배경으로 '이승에서 저지른 죄에 대한 심판'을 소재로 한다. 원작 웹툰과 차별점을 뚜렷하게 준 영화라서, 굳이 웹툰을 안 보고 봐도 영화 이해에 지장 없다. 배우 캐스팅은 매우 화려하다. 하정우 (강림 역), 차태현 (김자홍 역), 주지훈 (해원맥 역), 김향기 (덕춘 역), 김동욱 (김수홍 역), 오달수 (판관 역), 임원희 (판관 역), 디오 (원일병 역), 이준혁 (박중위 역), 예수정 (어머니 역), 장광 (진광대왕 역), 정해균 (변성대왕 역), 김수안 (태산대왕 역) 등의 배우들이 등장하고, 특별출연으로 이정재 (염라대왕 역), 김하늘 (송제대왕 역), 김해숙 (초강대왕 역), 이경영 (오관대왕 역), 유준상 (동료소방관 역), 마동석 (성주신 역) 등의 배우가 등장한다. 아래부터 스포일러 있음.





영화 <신과 함께>는 제작비를 무려 350억이나 투자했다. 이 정도 금액은 한국 영화판에서는 대규모 제작비에 속한다. 그런데 이미 손익분기점은 넘어섰다. 12월 말 기준 850만 관객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이 페이스라면 무난히 천만 관객 영화에 순위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인기는 원작 웹툰의 높은 완성도와 화려한 캐스팅 덕분이다.





엄청난 인기와 함께 감동적이고 볼거리 많은 영화라는 평을 받고 있다. 저승 배경의 스케일이 꽤나 거대하고, 다양한 요소가 등장해서 볼거리가 풍부하다. 일부 약간 어색한 CG도 있지만, 그래도 거슬리는 수준의 CG는 아니다. 하지만 일부 잡음도 있다. 원작 웹툰과 차이가 크고, 완성도가 낮다는 점이다. 영화에서는 원작에서 등장했던 특정 캐릭터(진기한)가 사라졌다. 게다가 저승 세계를 죄다 소개하면서도, 짤막하게 등장하는 바람에 난잡하고 깊이가 얕다.

하지만 어떤 영화도 원작을 제대로 살릴 수는 없다. 더군다나 방대한 스토리를 가진 소설이나 만화라면 더더욱 그렇다. 긴 분량을 2시간의 러닝타임으로 줄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장편 드라마나 가능한 일이다. 물론 이것이 면죄부가 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이 영화가 원작을 망쳤다는 평을 들을 정도는 아닌듯하다. 원작과 다른 점은, 그저 원작과 차별점을 두기 위함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애초에 우리나라는 영화 자본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런 영화를 제대로 살릴 수가 없다. 판타지 영화 <반지의 제왕> 시리즈는 편당 대략 1000억원이 투자됐다. 그에 비하면 <신과 함께>는 350억으로 매우 적게 투자됐다. 할리우드 기준으로 보면 굉장히 저예산 영화인 셈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준은 대규모 예산을 투자한 영화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영화는 무조건 상업 영화가 될 수밖에 없다. 각종 투자자들은 제작비를 회수하기 위해서 온갖 수단을 피운다. 연출하는 사람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영화의 완성도보다는 흥행이 중요하니 말이다. 그래서 아이돌을 투입하고, 유명 배우들을 섭렵하고, 광고를 엄청나게 하고, 일반적인 관객을 잡을만한 평범한 내용만 넣게 될 가능성이 높다.





개인적으로 투자자의 압력을 표현하는 것이 투자자의 이름이 등장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유난히 한국 영화에는 투자자의 이름 영화 시작할 때부터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대체 어떤 관객이 투자자에 관심이 있을까. 웃긴 점은 아무 장면도 없이 커다란 검은 화면에 몇몇의 투자자 이름만 덩그러니 뜬다. 이딴 건 영화 엔딩 크레딧에 넣어도 충분하다. 영화 시작 전에는 제작사, 배급사, 감독 이름, 배우 이름만 뜨면 충분하다. 광고 10분도 지치는 마당이다.





뭐 어찌 됐든 이 영화는 화려한 상업 영화다. 그리고 뻔한 상업 영화이기도 하다. 하지만 뻔한 신파라고 해서 감동을 받지 않을 이유는 없다. <신과 함께>는 가족애와 동료애 하나 만큼은 잘 살렸다. 알면서도 눈시울을 붉히게 될 그런 영화다. 영화의 결말, 즉 신파의 클라이맥스를 보여주기 위해, 결말까지 달려가는 과정이 다소 부족한 점은 아쉽다. 그 과정을 그저 일회용 소모품으로 써먹은 느낌이 드니 말이다. 다양한 설정과 큰 세계관을 압축하는 데에 너무 인식했던 모양이다. 이번 편이 꽤나 흥행해서 돈을 벌었으니, 다음 영화는 보다 완성도 높게 만들기를 바란다. 후속편은 <신과함께-인과 연>이라는 제목으로 2018년 8월 1일 개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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