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영화리뷰

영화 어쌔신 크리드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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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쌔신 크리드 (Assassin's Creed) 후기

원작 팬에겐 불만족, 처음 보는 사람에겐 불친절





게임 개발회사 유비소프트의 역작 <어쌔신 크리드>가 드디어 영화로 등장했다. <맥베스>를 연출했던 저스틴 커젤 감독이 <어쌔신 크리드>의 연출을 맡았다. 배우 캐스팅도 훌륭하다. 마이클 패스벤더(칼럼 린치/아귈라 역), 마리옹 꼬띠아르(소피아 라이킨 역), 제레미 아이언스(앨런 라이킨 역), 브렌단 글리슨(조셉 린치 역),  아리안 라베드(마리아 역) 등의 배우가 등장한다. 마이클 패스벤더와 마리옹 꼬띠아르는 <맥베스>에서도 주연으로 같이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게임의 그래픽이 훌륭했던 만큼 영화에서도 그 CG를 멋지게 살려냈고, 장소를 극한으로 활용하는 파쿠르 액션도 멋지게 살려냈다. 아래부터 스포일러 있음.





유비소프트 [Ubisoft]

유비소프트의 또 다른 게임인 <페르시아의 왕자>도 영화 <페르시아의 왕자: 시간의 모래>로 개봉한 바 있다. 하지만 영화 <페르시아의 왕자: 시간의 모래>는 큰 흥행에는 실패했으며, 호평도 많이 받지 못했다. IMDb 6.6 에 Metascore 50 이니, 그저 그런 영화인 셈이었다. 결국 영화 <페르시아의 왕자>의 후속편은 감감무소식인 상태이다. 그래서 영화 <어쌔신 크리드>에도 기대치를 높게 두지 않았었다. 그리고 현재, 영화 <어쌔신 크리드>는 <페르시아의 왕자: 시간의 모래>보다 더 안 좋은 평을 받고 있다.





게임의 영화화

게임을 원작으로 하여 만든 영화는 대부분 혹평을 받거나 크게 흥행하지는 못했다. 망한 영화는 수두룩하다. <스트리트 파이터, 1994>, <DOA, 2006>, <스트리트 파이터 - 춘리의 전설, 2009>, <철권, 2010>, <킹 오브 파이터, 2010> 등의 격투 게임은 영화화에 모두 처참하게 실패했다. 이외에 <둠, 2005>, <히트맨, 2007>, <맥스 페인, 2008> 등의 영화는 그저 그런 평을 받았으며, <툼 레이더> 시리즈와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가 그나마 흥행하면서 영화 시리즈를 이어갔다. 얼마 전에 개봉했던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 2016>도 큰 호평은 받지 못하면서 후속편을 만들지 말지 애매하게 되었다. 그나마 중국 덕분에 돈을 벌어들이긴 해서 2편을 만들지 말지 고민하고 있는 단계이다.




애니머스 [Animus]

애니머스는 <어쌔신 크리드>의 핵심적인 소재이다. 시간을 넘나들 수 있는 일종의 '타임머신'이지만, 보통의 타임머신과는 차별점이 있다. 애니머스는 유전자 메모리를 통해 과거의 기억을 보는 기계이며, 사용자는 이를 통해 자신의 조상에 대한 기억을 볼 수 있다. 주인공 칼럼 린치는 약 500년 전의 조상인 '아귈라'에 대한 기억을 보게 되고, 이를 통해 암살단의 경험을 하게 된다. 이 기계 덕분에 중세 스페인 배경의 판타지와 현대 배경의 SF가 조화를 이루게 된다.





선악과 [Apple of Eden]

선악과는 <어쌔신 크리드>의 핵심 소재이며, 인간의 '자유 의지'를 상징하는 물건이다. 본래 성서에서 나오는 소재이며, 먹으면 선악(善惡)을 알게 하는 사과로 등장한다. 신(하나님)은 최초의 인류 '아담'과 '하와'에게 선악과를 먹지 말 것을 명령했으나, 하와는 그 명령을 어기고 열매를 따 먹은 후 아담에게도 먹으라고 권한다. <어쌔신 크리드>는 이 '명령 불순종'을 인간의 '자유 의지'로 해석했다. '템플 기사단'은 이 선악과를 통해 인간의 자유 의지를 지배하려고 하는 단체이며, '암살단'은 선악과를 지키기 위한 단체이다.





암살자의 신조 [Assassin's Creed]

어쌔신 크리드의 뜻은 '암살자의 신조, 또는 암살자의 신념'이라는 뜻이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 아귈라가 신조를 읊는 대사가 나온다.

"우리는 어둠 속에서 빛을 섬긴다. 우리는 암살자다. (We work in the dark to serve the light. We are assassins.)"

"진실은 없다. 모든 것이 허용된다. (Nothing is true. Everything is permitted.)"

이 대사는 암살단의 전통적인 신념이라 할 수 있으며, 인간의 자유 의지를 위해 비밀리에 목숨을 걸고 싸우는 모습을 표현한 신념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이 멋진 신조가 머릿속에 별로 남지 그저 잠깐 읊는 대사로 등장할 뿐이었다.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의 대사인 "I'm one with the Force, and the Force is with me." 처럼 머릿속에 각인되는 그런 효과가 없었다.





신뢰의 도약 [Leap of Faith]

암살단의 대표 기술 중 하나이다. 고층에서 바닥으로 수직낙하하는 점프 기술인데, 영화에서도 이를 연출했다. 리얼리티를 극대화하기 위해 실제 스턴트맨이 38미터의 높이에서 고공 자유낙하를 시도했다고 한다. 문제는 이 리얼리티가 피부로 크게 와 닿지 않았다. 영화를 볼 때 '신뢰의 도약'은 그저 하나의 짧은 장면이었고, 딱히 인상적이지도 않았다. 소피아가 '신뢰의 도약'이라고 말하지 않았더라면, 전혀 몰랐을 것 같다.





화려함과 빈약함

중세와 현대를 넘나드는 화려한 장면 전환, 건물 사이를 넘나드는 화려한 파쿠르 액션, 이 두 가지가 <어쌔신 크리드>의 매력이었다. 하지만 이 두 요소에 집중을 한 나머지, 스토리텔링이 빈약하다. 그래서 원작 팬들은 만족할 수 없었고, 영화로 처음 보는 사람들은 불친절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었다. 영화가 마치 중간중간 모두 편집돼서 개봉된 느낌이었다. 대략적인 이해는 되지만, 시나리오 흐름이 자연스럽게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끝나고 나면 "뭘 보여줬던 거야?"라는 생각만 남는다. 캐스팅이 그저 아까울 따름이다. 마이클 패스벤더의 각본 보는 안목도, 이번 선택만큼은 약간 아쉬움이 남는다. 영화 <어쌔신 크리드>의 후속작은 현재 개발에 착수만 한 상태이며, 최종 흥행 성적에 따라 제작 여부를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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