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영화리뷰

애니메이션 쿠보와 전설의 악기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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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보와 전설의 악기 (Kubo and the Two Strings) 후기

라이카 스튜디오의 아름다운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라이카 엔터테인먼트(Laika Entertainment)의 신작 애니메이션이다. <코렐라인: 비밀의 문, 2009>, <파라노만, 2012>, <박스트롤, 2014>에 이은 네 번째 작품이다. <박스트롤>의 제작에 참여했던 트래비스 나이트 감독이 <쿠보와 전설의 악기>를 연출했다. 디즈니-픽사에 비하면 신생 스튜디오에 불과하지만, 작품의 영상미를 보면 신생이 아닌 베테랑이라고 느껴진다. 





라이카 엔터테인먼트는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Stop motion animation)을 제작하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이다. 스톱 모션이란 움직이지 않는 물체를 1프레임마다 조금씩 이동시키고, 이를 카메라로 연속적으로 촬영하여, 계속해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촬영 기술을 말한다. 라이카 엔터테인먼트는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때 이 촬영 기술을 쓰며, 이를 위해 모든 소품과 배경을 미니어처 형태로 직접 제작하여 촬영한다. 덕분에 CG로 만들어지는 디지털 애니메이션에서 느낄 수 없는 색다른 색감과 독특한 시각적 효과를 볼 수 있다. 참고로 <쿠보와 전설의 악기>는 메가박스 독점 상영이다. 극장 선택의 자유가 없다는 것이 아쉽다. 이전에 개봉했던 <피터와 드래곤>도 롯데시네마 독점 상영이라 보기 어려웠었다. 이런 독점 상영은 반대한다. 아래부터 스포일러 있음.





<쿠보와 전설의 악기>는 서양 애니메이션 스튜디오가 선사하는 동양의 예술이다. 정교한 스톱모션 그래픽을 보고 있자 하면, 그저 놀라움과 아름다움만 느껴진다. 새로운 장면이 나올 때마다 "이런 장면은 대체 어떻게 찍었을까?" 라는 생각만 든다. 배경과 캐릭터에 일본 특유의 향이 풍기지만 서양적 이미지도 동시에 담겨 있어 거부감은 없고, 동양의 수채화처럼 신비롭고 아름답다. 역동적인 동작도 디지털 애니메이션만큼이나 박진감 넘치고 환상적이다.





아름다운 영상미에 비해 스토리는 다소 아쉽다. 내용은 일본 사무라이 시대에 있을 법한 시나리오다. 특별함은 없다. 내용은 가문 싸움 속에 피해자로 남은 쿠보의 성장기를 담고 있다. 쿠보는 아기 시절 때 외할아버지에 의해 눈을 하나 잃고, 엄마와 단둘이 숨어 지내는 소년이다. 기억을 잃어가는 엄마를 보살피며 살아가지만, 밤에는 밖으로 나가지 말라는 엄마의 충고를 어겼다가 봉변을 당한다. 그래서 쌍둥이 이모에게 들키게 되고 쿠보의 엄마는 자신을 희생하며 쿠보를 살려낸다. 쿠보는 엄마가 들려줬던 이야기가 단순한 전설이 아님을 알게 되고, 갑옷과 무기를 찾아 떠난다.





이 모험에 쿠보를 도와주는 조력자가 있다. 딱정벌레와 원숭이이다. 원숭이는 본래 나무인형이었지만, 엄마의 마법에 의해 살아있는 원숭이로 탄생했다. 딱정벌레는 자신의 기억을 잃은 상태로 방황하는 캐릭터다. 이 둘은 쿠보를 지킨다는 목적하에 쿠보의 모험에 동참한다. 그리고 나중에 이들은 쿠보의 어머니와 아버지였음이 밝혀진다. 이후에 자신의 외할아버지와 싸울 때 이들의 힘이 크게 작용한다. 어머니의 흔적(머리카락)과 아버지의 흔적을 기타줄로 삼아 외할아버지를 물리친 것이다. <쿠보와 전설의 악기>의 원제는 <Kubo and the Two Strings>인데, 여기서 Two String(줄 2개)이 바로 쿠보의 어머니와 아버지인 것이다.





하지만 큰 흐름은 아쉬워도 이야기 속에 녹아있는 주제는 아름답다. 기억과 추억의 아름다움, 그리고 가족애의 아름다움이 모두 담겼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죽더라도, 그에 대한 기억은 누군가에게 기억되어 영원히 함께한다는 내용이 참 아름답다.





<쿠보와 전설의 악기>가 좀 더 완성도 있을 수 있던 것은 더빙 덕분이다. 우선 영어 더빙은 할리우드 명배우들이 참여했다. 샤를리즈 테론 (원숭이 목소리 역), 아트 파킨슨 (쿠보 목소리 역), 랄프 파인즈 (달 왕 목소리 역), 루니 마라 (쌍둥이 자매 목소리 역), 매튜 맥커너히 (딱정벌레 목소리 역) 등이다. 한국어 더빙은 전문 성우들이 참여했다. 채민지 (쿠보 목소리 역), 전숙경 (원숭이 목소리 역), 최한 (딱정벌레 목소리 역), 설영범 (달 왕 목소리 역), 조현정, 김하영 (쌍둥이 자매 목소리 역) 등이다.




▲ 라이카 스튜디오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제작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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