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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엑스 마키나 (Ex Machina)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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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 마키나 영화 정보

알렉스 가랜드의 연출 감독 데뷔작!





제목

Ex Machina (2015)

장르

드라마, SF, 스릴러

러닝타임

108분

국내 개봉일

2015.01.21.

감독

알렉스 가랜드

출연

돔놀 글리슨 (칼렙 역)

알리시아 비칸데르 (에이바 역)

오스카 아이작 (네이든 역)

소노야 미즈노 (쿄코 역)

엑스 마키나 평점

2015.01.30. 기준

iMDb

유저 레이팅 | 8.0 (참여자 2,564명)

로튼토마토

토마토 지수 | 94% (리뷰 32개)

관람객 점수 | Not yet (참여자 명)

메타크리틱

메타 스코어 | 77 (평론가 10명)

유저 스코어 | Not yet (참여자 명)

왓챠

네티즌 평점 | 3.6 (참여자 2,555명)

네이버

네티즌 평점 | 7.3 (참여자 534명)

다음

네티즌 평점 | 7.8 (참여자 70명)

※ 쿠키 영상 없음



엑스 마키나 후기

인공지능 로봇을 소재로 다룬 SF 영화




프로그래머 직원 '칼렙'


1월 28일 메가박스에서 디지털 2D로 감상했다. <엑스 마키나>의 감독은 '알렉스 가랜드'로, <28일 후>나 <선샤인, 2007>이나 <저지 드레드, 2012> 등의 영화에 각본을 맡았던 감독이다. 연출은 이번이 처음이기에 조금 생소할 수 있는데, <28일 후>나 <선샤인> 를 보고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면 (또는 SF 영화를 좋아한다면) 이번 작품에 기대해도 좋다. 




AI 로봇 '에이바'


'엑스 마키나'를 라틴어 단어 'ex machina'로, 영어로 바꾸면 'from machine'이다. 즉, 엑스 마키나의 뜻은 대강 '기계로부터' 정도로 볼 수 있다. 이 단어는 고대 그리스극의 극작술 기법인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에서 따온 단어이며, 이 단어의 뜻은 '기계 장치의 신'이다. 영화의 소재는 지금은 조금 진부할 수 있는 '인공지능 로봇'이다. 하지만 기존 AI 소재 영화와 많은 차별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 없다. 특히 컴퓨터과학 분야에 관심이 많다면, 이 영화에 좀 더 큰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 영화 <어바웃 타임>, <언브로큰> 등에 주연을 맡아 익숙한 '돔놀 글리슨'이 출연하여 멋진 연기를 보여준다. 그리고 알리시아 비칸데르의 절제 있는 연기와 오스카 아이삭의 괴짜스러운 연기도 멋지다. 아래부터 스포일러 많이 있음.




천재 CEO '네이든'


<엑스 마키나>는 인공지능에 대해 공학적으로 해석하여 접근하였다. 그래서 인공지능 하면 빠질 수 없는 이것, 바로 '튜링 테스트'가 등장한다. 엑스마키나에서는 튜링 테스트를 조금 다르게 보여준다. A.I. '에이바'를 개발한 '네이든'은 회사 사원인 '칼렙'을 초대하여 에이바가 정말 '자의식'을 가지고 있는지 실험해보라고 한다. 본래 튜링테스트는 '블라인드'로 실험해야 하지만, 영화에서는 유리벽에서 얼굴을 맞대고 진행한다. 에이바는 이미 엄청난 지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튜링 테스트쯤은 가볍게 통과할 것이라는 보장이 있기 때문에 이리 진행한 것이다.


* 튜링 테스트

튜링테스트는 영국의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이 제시한 테스트 모델로, 컴퓨터에 지능이 있는지 판단하는 테스트이다. 테스트 방법은 튜링이 구체적으로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가장 많이 사용되는 튜링테스트 방법은 이렇다. 우선 A.I. 를 보여줄 컴퓨터, 그 컴퓨터와 대화하는 사람, 이 둘의 대화를 지켜볼 심사위원진으로 구성된다. 여기서 컴퓨터와 대화하는 사람은 서로 채팅 메시지로 대화를 나누고 있으며, 심사위원진은 이 둘에게 격리된 상태에서 대화 텍스트만 지켜본다. 그리고 심사위원이 그 텍스트만으로 누가 사람인지 구분해야 하는 것이다. 만약 구분하지 못하는 심판진이 30%를 넘어서면 튜링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판정한다. 즉, 그 A.I.는 어느 정도 사람처럼 말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에이바와 칼렙의 튜링 테스트


에이바를 개발한 네이든의 소프트웨어 회사 '블루북(Bluebook)'은 마치 '구글(Google)'과 비슷하다. 블루북은 전 세계 검색 트래픽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묘사되는 거대 IT 회사이다. 그래서 블루북은 엄청난 정보력을 가지고 있다. 영화에서는 네이든이 블루북 사용자의 모든 스마트폰을 해킹하여 방대한 데이터를 얻었고, 이 방대한 데이터를 정보로 가공하여 A.I.를 구현해냈다.


* 검색 점유율

실제로 구글이 전 세계 검색 점유율의 70%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바이두가 10%가량 차지하고 있지만, 바이두가 중국에서만 많이 사용되는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구글이 독차지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게다가 모바일 플랫폼에서 안드로이드 OS가 80%가량 차지하고 있으니 구글의 위력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엔 로봇 분야, 무인 자동차 분야에 막대한 투자와 인수를 진행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도 관련 OS를 오픈 소스로 풀어버린다면 구글은 전 세계 정보를 모두 가져갈 것이다. 만약 A.I.를 SF 영화처럼 실제로 개발하는 회사가 나온다면, 그것은 구글일 것이다.




칼렙과 네이든의 식사


칼렙을 유혹하는 A.I. 에이바. 에이바는 칼렙을 유혹하도록 프로그래밍 된 것일까, 아니면 A.I.의 자의식 속 선택이었을까. 이 질문은 영화 <그녀>의 운영체제 '사만다'에서 볼 수 있는 질문과 닮았다. 이 질문에 대해 칼렙은 무엇이 답인지 찾고자 한다. 칼렙의 질문에 네이든은 무의식을 생각해보라며 '잭슨 폴록'의 그림으로 답한다. 누가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무의식적'으로 선택하는 것이지, 논리적으로 답을 내며 프로그래밍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말로 무의식을 프로그래밍할 수 있을까. 정답은 엑스 마키나의 결말에서 드러난다. 바로 에이바가 네이든의 시설에서 탈출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칼렙을 유혹한 것이었다. 즉, 철저한 '탈출 알고리즘' 하에 만들어진 '컴파일 결과물'인 것이지, 에이바가 칼렙에게 무의식적으로 사랑을 느낀 게 아닌 것이다. 칼렙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었던 에이바는 칼렙을 시설 안에 가두고 나와버린다. 알고리즘에서 불필요한 '변수'가 되었으니 신경조차 안 쓴 것이다. 만약 에이바가 탈출하는 과정에 칼렙이 방해되는 변수였다면, 그 자리에서 죽였을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칼렙은 마지막에 혼자 외로이 굶어 죽기는 할 것이다. 아마도 이것이 알고리즘 하에 있던 '코드'의 일부라고 볼 수 있겠다.

그런데 에이바의 자의식이 전혀 없었고, 모든 행동이 순수히 프로그래밍화된 결과였을까. 이건 또 아니다. 마지막에 에이바가 사람이 돌아다니는 교차로에 들어서는 모습에서 이를 알 수 있다. 단순히 탈출 알고리즘만 있었다면 에이바의 행동은 설명되지 않을 것이다. 에이바가 사람들 사이에 섞여 살면서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까 궁금하긴 하다. 어쩌면 영화 <트랜센던스>처럼 모든 것을 초월하는 A.I. 가 되지 않을까 싶다.




에이바의 뇌


만약 인공지능이 자의식을 가졌다고 판단할 정도로 발전했고 로봇 기술도 사람과 가깝게 구현이 가능하다면, 사람과 인공지능 로봇을 구분할 수 있는 요소가 무엇일까. 엑스마키나에서는 관객들에게 이에 대한 답을 '기계음'과 '피부'로 제시한다. 로봇의 관절이 움직일 때 작은 기계 마찰 소음이 들려줌으로써, 에이바가 인공지능 로봇임을 확인할 수 있게 한다. 또 에이바에 피부를 일부분에만 입힘으로써, 확실히 로봇인지 분간할 수 있게 한다. 이 피부 때문에 전라 노출이 등장할 정도로 수위가 꽤 있다. 노출에 비해 베드신은 약한 편이긴 하지만, 이 노출이 그저 로봇 껍데기라는 생각 때문에 야하다는 생각도 그다지 들지 않는다. (어쨌든 청소년 관람불가인 이유는 이것 때문이겠다.)

그런데 이 소리마저도 들리지 않고 피부도 사람처럼 실제 같다면? 이것이 바로 '쿄코'이다. 쿄코는 자의식이 에이바보다는 떨어진 인공지능 로봇이다. 네이든이 쿄코를 일종의 '섹스 머신'으로 개발했기 때문이다. 영화 <에이아이>에서 주드 로가 맡았던 섹스머신과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고, 다소 멍청해 보인다. 하지만 그런 쿄코인데도 사람인지 로봇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칼렙은 쿄코가 로봇임을 확인한 후, 자신도 로봇인지 확인하기 위해 팔을 면도 칼로 벤다. 그 정도로 로봇의 외형이 사람인지 로봇인지 구분할 수 없고 인공지능도 사람 같은 자의식이 느껴진다면, 자신이 로봇인지 아닌지 어찌 알겠는가. 자신이 사람이라고 느끼게끔 프로그래밍 됐다고 생각을 하 이에 대해 의문을 가진다면, 이보다 더 인간 같을 수 있을까. 이쯤 되면 인간이 더욱 '진화된' 인간을 창조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영화에서도 '신'이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피부를 살펴보는 에이바


그러면 네이든은 A.I.를 왜 만들었을까. 네이든의 답은 매우 간단했다. "만들 능력이 되니까." 이 답변은 영화 <프로메테우스>에서 마이클 패스벤더가 맡았던 인공지능 로봇 '데이빗'과 관련해서 등장하는 대사와 비슷하다. 단순하지만 뭐라 반박할 수 없는 말이다. 만들 능력이 되는 데 안 만들 이유가 뭐가 있겠는가. 

그렇다면 질문을 좀 더 자세하게 바꿔보자. 에이바 같은 A.I.는 왜 만들었고, 쿄코 같은 A.I.는 또 왜 만들었을까. 우선 '에이바'는 앞에서 보여줬듯이 '자의식'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하여 만들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탈출'에 대한 것이었다. 네이든은 이미 자스민, 앰버, 릴리 등의 프로토타입을 만들었었다. 짤막하게 나오지만, 이 로봇들은 이 시설에서 나가고 싶어했다. 이 내용은 칼렙이 네이든의 컴퓨터를 해킹하여 엿보는 과정에서 드러난다. 네이든은 그런 자의식이 왜 생겨나고, 만약 그 자의식을 구체화시킬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수준의 지능을 탑재하면, 어떤 행동을 할지 궁금했던 것이다. 이것을 보면 에이바는 정말 고도의 지능을 가진 인격체라고 볼 수 있다. '나가고 싶다'라는 것은 자의식 속에서 나타났고, 이를 위해 '탈출 알고리즘'을 세워 구체화한 것은 완벽히 계산한 것이고, 이에 대한 아웃풋을 성공적으로 낸 이후에 하고 싶었던 것을 자유롭게 하는 모습은 완벽한 자의식인 것이다.

그러면 '쿄코'는 왜 그렇게 만들었을까. 우선 간단한 답은 네이든이 성욕을 해결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하지만 춤과 밤일을 제외한 나머지 일은 정말 멍청하고 답답하게 수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쿄코에 이렇게 낮은 수준의 지능을 넣은 까닭은 바로 나가고 싶다는 자의식 때문이었다. 만약 지능을 높인다면 구속된 삶에서 벗어나려 하는 자아가 생겨나 문제를 일으켰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낮은 수준의 지능이라도 인공지능이 정말 '인간'같다면, 얼마든지 진화하고 발전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에 쿄코가 네이든을 칼로 찌른다.




누워있는 에이바


내가 엑스 마키나를 보며 가장 많이 느낀 것은 "정말 저런 A.I.를 내가 죽기 전에 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었다. 영화 대사처럼 인공 지능에 대한 얘기는 정말 많이 나왔지만, 문제는 "언제 만드느냐"는 것이었다. 지금도 인공지능 분야는 발전시키려 노력하고 있지만, 좀처럼 SF영화 같은 A.I.가 탄생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물론 2014년에 최초로 튜링테스트를 통과한 인공지능이 등장하기는 했다. '유진 구스트만'이라는 프로그램인데, 13세 라는 설정으로 짜여진 인공지능이다. 하지만 유진이 튜링테스트를 꼼수로 통과했다는 의견이 많다. 그도 그럴 것이 언어 능력이 부족한 아이를 타깃으로 코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젠가 인공지능이 등장한다면, 내 생각은 좀 바뀔 듯하다. 그때쯤이면 "이런 인공지능 로봇을 사람과 같은 취급을 해야 할까, 그냥 로봇을 봐야 할까" 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네이든'이라면 로봇으로 결정짓겠지만, 나라면 '칼렙'같은 생각을 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네이든처럼 생각하지 않고 인공지능 로봇을 '지능 높은 인격체'라고 생각한다면, 상대적으로 '진짜 인간'이 '인공지능 인간'에 비해 '덜 진화한 인간'으로 비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그들 입장에서 '진짜 인간'을 바라보는 것이, 마치 '호모 사피엔스'가 '오스트랄로피테쿠스'를 바라보는 입장이지 않을까 싶다.




인간의 모습으로 분장한 에이바


컴퓨터과학 전공을 가진 나에게 있어 <엑스 마키나>는 좀 더 생각할 거리와 볼 거리가 많은 영화였다. 어떻게 보면 누군가에게 이 영화는 네이든, 칼렙, 에이바 셋이 대화하다가 끝나버리는 영화라고 비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엑스 마키나가 단순히 그런 영화가 되지 않은 것은 이 대화의 분위기를 정말 잘 잡아낸 것에 있다. 특히 이를 효과적으로 처리한 것이 바로 배경음악과 효과음이었다. 이 음악으로 묘한 긴장감을 주고, 독특한 분위기를 풍겨내게 하는 것이 정말 일품이었다.


엑스 마키나 OST 트랙 리스트

1. The Turing Test – Ben Salisbury & Geoff Barrow

2. Watching – Ben Salisbury & Geoff Barrow

3. Ava – Ben Salisbury & Geoff Barrow

4. Falling – Ben Salisbury & Geoff Barrow

5. I Am Become Death – Ben Salisbury & Geoff Barrow

6. Hacking / Cutting – Ben Salisbury & Geoff Barrow

7. The Test Worked – Ben Salisbury & Geoff Barrow

8. Skin – Ben Salisbury & Geoff Barrow

9. Out – Ben Salisbury & Geoff Barrow

10. Bunsen Burner – The Cuts



<엑스 마키나> 스틸컷 출처: 네이버 영화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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